대법원이 변호사와 법무사로부터 명의를 빌려 개인파산과 등기신청 사건을 대리해 온 무자격자들에 대해 무더기로 유죄를 확정했다.
하지만 최근 파산이나 개인회생 사건이 늘어나면서 크게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른바‘보따리’들과 이들에게 면허를 대여한 변호사와 법무사에게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선고한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지난달 24일 무자격자에게 자신의 사무실 일부를 제공하고 파산 등 법률사무를 하게 한 법무사 설모(47)씨에 대한 상고심 선고공판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허모(61) 변호사로부터 명의를 빌려 만든 개인회생 사무실 사무장인 변모(42)씨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으며, 김모(38)씨 등 2명은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다.
이에 앞서 허 변호사 명의를 이용해 법률사무소를 운영한 박모(39)씨는 2심에서 징역 2년과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으며, 박씨 등에게 명의를 대여한 혐의로 기소된 허 변호사는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 벌금형이 확정됐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이 피고인들의 범행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수긍이 가고, 심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채증법칙을 위반해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소극적 신분(비구성적 신분)을 가진 자가 그러한 신분을 갖지 않은 자의 범죄행위에 가담한 경우에는 공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며 “변호사나 법무사가 아닌 사람과 공모해 범행한 경우에는 변호사법 제109조1호, 형법 제30조에 해당한다”고 밝혔었다.
설씨는 2004년 12월 김씨에게 자신의 사무실 일부를 제공하고 파산신청사건 등 법률사무를 자신의 명의로 처리하게 하는 대신 이익금 절반을 받기로 약정하고, 김씨로 하여금 61회에 걸쳐 법률사무를 취급해 5,170여만원을 수입을 얻도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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