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기능의 정상 여부를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가 높게 나왔는데도 판정기준과 달리 정상 판정이 나왔다고 환자에게 잘못 통보한 의사에게 신장 기능의 악화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건강검진결과를 잘못 통보한 의사의 과실과 환자의 건강 악화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한 판결이어 주목된다.
대전지법 민사3부(재판장 황성주 부장판사)는 지난 3월29일 말기 신부전증 증세를 보이고 있는 엄모(대전시 중구 사정동)씨가 의사가 건간검진 결과를 잘못 알려줘 치료기회를 놓쳤다며 사단법인 한국건강관리협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5가합8846)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69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피고 소속 의사로부터 요검사, 혈액검사 등 정기 건강검진을 받은 엄씨는 2002년 11월 신장질환이 의심되므로 2차 검진을 받으라는 통보를 받고, 다음 달인 12월2일 신장질환에 대한 2차 검진을 받은 결과 혈중 크레아티닌 농도가 2.0mg/dL로 나타나 1.2mg/dL 이하인 경우에만 '정상A(건강양호)' 판정을 내리는 피고의 판정기준을 크게 벗어났으나, 피고 소속 의사 문모씨는 착오로 신장질환 검진 및 종합 판정 결과가 정상A라고 엄씨에게 통보했다.
엄씨는 2년후인 2004년 5월27일 다시 피고 소속 의사로부터 정기검진을 받은 결과 신장질환 등이 의심되므로 2차 검진을 받으라는 통보를 받고, 6월 2차 검진을 받은 결과 크레아티닌 농도가 7.23mg/dL로 나타나는 등 말기 신부전증 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2년전 검진 결과를 잘못 알려줘 치료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2002년도 2차 검진 당시 원고에게 신장 기능 이상 여부를 정확하게 알렸다면 원고는 경각심을 갖고 추가로 정밀검사를 받아 병의 원인을 파악하였을 가능성이 높고, 정확한 진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았으면 비록 원고의 신장 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신장 기능의 악화 속도를 어느 정도라도 지연시켰을 개연성은 매우 크다고 할 것"이라며, "소속 의사의 과실로 인하여 원고로 하여금 추가진단 및 병을 치료할 기회를 놓치게 한 점 및 나아가 그로 인하여 원고의 신장 기능이 단기간 내에 극도로 악화된 것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로서도 2002년도 1차 건강검진 결과 신장질환이 의심된다는 판정을 받았으므로 비록 2002년도 2차 검진 결과가 다르게 나왔더라도 무조건 그 결과만을신뢰할 것이 아니라, 다른 의료기관에서 또는 향후 주기적으로 신장질환의 추적검사를 받거나, 평소에 자각할 수 있는 신장 기능 이상 징후를 면밀히 관찰하는 한편, 음주습관을 조절하고 체중 관리를 하는 등 스스로 자신의 건강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썼어야 한다"며, "아울러 일반적으로 신장 기능의 감소 속도, 치료방법, 완치가능성은 원인 질환 및 개인의 상태에 따라서 매우 다양하고 예측이 어렵다는 점 등의 사정을 감안해 피고의 책임을 2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만성 신부전증 상태인 원고의 노동능력상실율을 70%로 보고 일실수익을 산정했으며, 별도로 위자료 1000만원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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