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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변론, 조정·화해율 크게 높였다

관리자

2026-07-01 09:35 게시

조회 1052

서면 보다는 말로써 재판을 진행하는 '구술변론'이 조정·화해 성립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고법은 구술변론 시범재판부인 민사 8부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동안 처리한 166건중 69.2%에 해당하는 115건이 조정 화해로 종결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10건 중 7건 가량을 조정과 화해로 처리한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조정화해율(36.3%)이나 다른 재판부의 조정화해율이 20~30%대인 것과 비교해 보면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구술변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인 1~2월의 조정화해율 23.7%보다 3배나 높다. 이처럼 조정화해율이 높아지면서 상고사건 감소와 당사자들의 신뢰확보로 이어져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민사8부는 올 3월~6월간 처리사건 대비 상고율이 10%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기간 상고율 33%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재판장을 맡고 있는 김용헌 부장판사는 "일도양단식의 판결보다 서로의 양보를 끌어내는 조정·화해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당사자들의 재판부에 대한 신뢰까지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정화해율이 높아진데는 법정안에서 뿐만 아니라 법정 밖에서도 이른바 '구술심리'를 적극 유도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재판부는 변론기일은 물론 변론준비기일에도 당사자들간의 적극적인 토론을 통해 쟁점을 부각시키고 합의점을 찾도록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재판장이 사건분류와 변론기일 진행을 전담하고 변론준비기일은 주심판사가 각각 맡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누었다.



또 실무관이 쟁점정리서면을 철저하게 관리해 각 사건의 쟁점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두 사건 준비기일 진행이 가능하도록 조정실을 둘로 나눠 사건처리에도 부담이 없도록 배려했다.



우배석인 문준필 판사는 월요일, 좌배석인 이철규 판사는 월요일과 금요일 이틀에 걸쳐 화해조정을 한다.



또 법정에 설문조사지를 비치해 재판과 관련된 불만사항을 파악해 재판운영에 반영하는 피드백 시스템도 활용하고 있다.



문 판사는 "당사자들은 서로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만을 하게 마련이어서 서면만으로는 사건의 실체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며 "말로 자신들의 입장과 주장을 펴다 보면 사안이 보다 명확해지기 때문에 양보를 끌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재판부는 최근 동업자가 사망한 후 상속인들이 다른 동업자를 상대로 동업지분에 관해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한 소송에서 구술심리를 통해 기록에 없는 상황을 발견했다. 1심대로 상속인들이 소유권이전등기를 하게 될 경우 원고나 피고 모두 망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당초 문제가 된 토지가 이미 전원주택 개발업자에게 넘어간 데다 토지 매매대금도 공사완료 후에 받기로 돼 있어 상속인들이 소유권이전 등기를 해 버리면 전원주택을 분양할 수 없게 돼 개발업자로부터의 소송을 피할 수 없는 상태였다. 재판부는 양 당사자로부터 이 같은 사정을 전해듣고 토지감정을 통해 적절한 가격배상을 하는 것으로 의견을 조율해 결국 1억4,000만원의 배상금을 받는 선에서 조정을 성립시켰다.



이 판사는 "서면 진술과 구술변론은 책을 읽는 것과 실물을 보는 것의 차이"라며 "재판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당사자, 대리인, 법관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민사8부에서 재판이 진행중인 한 변호사는 "법정 안팎에서 구술심리를 통해 당사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털어놓을 수 있어 조정 결과에도 쉽게 승복하는 것 같다"며 "대리인의 입장에서 소송 진행과 결과를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수고를 덜게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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