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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병에 시달린 끝에 자살…국가가 배상해야

관리자

2026-07-01 09:35 게시

조회 1091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선임병들의 폭언 등에 시달려 온 사병이 휴가 나왔다가 자살한 경우 국가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특히 총기사고 등 사병들의 군내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이어 주목된다.



법원은 그러나 자살한 사병의 책임이 80%, 국가의 책임은 20%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재판장 김재복 부장판사)는 7월20일 자살한 사병 A씨의 부모와 누나, 여동생 등 4명이 "군에서 선임병으로부터 언어적 폭행 등을 당해 자살하였으니 국가가 책임지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05가합111439)에서 "국가는 원고들에게 약 65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대학 2학년에 재학중 휴학하고 2004년 10월5일 군에 입대한 A씨는 육군 모 포병사단에 배치돼 운전병으로 근무해 왔으나,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으로 군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보호관심병사로 관리돼 왔다.



군에 간 지 6개월후인 2005년 4월11일 1차 정기휴가를 나왔으나, '탄약고 경계근무 소홀로 함께 징계 입창처분을 받은 고참병이 괴롭힌다'며 군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했고, 복귀일인 같은 달 15일 집 화장실에서 흉기로 양손목을 자해했다.



복귀후에도 항상 어둡고 우울한 표정으로 말을 거의 안 하고, 저녁 식사 후 혼자 벤치에 앉아 있는 등 군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온 A씨는 선임병들로부터 잦은 폭언과 질책을 받아 오다가 2005년 6월3일부터 7일까지 2차 휴가를 나왔다가 부대로 복귀하지 않고 같은 달 11일 서울 한강대교 1, 2번 교각 중간에서 숨져 표류중인 상태로 발견됐다. 사인은 익사로 추정됐다.



A씨는 두번째 휴가를 나와 가족들에게 "군대생활이 죽기보다 힘들다"는 말을 하였으며, 가족들은 A씨가 선임병들의 가혹행위로 자살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먼저 판결문에서 "A씨가 군대생활에 적응하지 못하여 휴가기간 중 자살에 이른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씨의 소속부대 지휘관들은 사병들에 대한 교육 및 생활지도를 통하여 부대 내의 가혹행위를 예방하고, 군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는 사병들을 관리하면서 군생활 적응을 도움으로써 자살 · 탈영 등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였어야 한다"며, "더구나 A씨는 1차 휴가를 마치고 군대에 복귀하기 전에 손목을 자해한 경험이 있어 보다 특별한 관심과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아니하고 방치하였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선임병들의 폭언 및 질책과 소속지휘관들의 직무태만행위가 A씨로 하여금 자살을 결의하게 하는데 직접적이고도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고 할 것"이라며, "A씨가 한 차례 자살시도를 한 적이 있는 점 등에 비춰 사망에 대한 예견가능성도 있었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임병들의 폭언, 질책과 A씨의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소속지휘관들의 직무태만행위와 A씨의 자살과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선임병들의 욕설과 폭언이 A씨를 훈계하고 교육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정도가 보통의 병사를 기준으로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A씨로서도 이같은 가혹행위에 대해 지휘관에게 보고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하지 않은 채 끝내 자살이라는 비정상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한 잘못이 있다"며, 국가의 책임을 2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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