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이 많은 다가구주택의 전세를 중개하면서 전세보증금 회수와 직접 관련이 있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수와 보증금 합계액에 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아 임차인이 나중에 전세보증금을 떼게 된 경우 부동산중개업자에게 6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강동명 판사는 지난 6월21일 다구가주택에 세들었다가 다구가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바람에 보증금 6700만원을 못받게 된 A씨가 부동산중개업자와 전국부동산중개업협회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 청구소송(2005가단38826)에서 "피고들은 연대해 A씨에게 402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02년 5월 부동산중개사무소의 소개로 대구 달서구 용산동의 모두 9가구로 이루어져 있는 다가구주택의 302호를 보증금 6700만원에 2년간 임대차하고, 전세권설정등기를 마쳤다.
당시 이 다구가주택엔 채권최고액 1억7500만원의 근저당권 설정등기가 마쳐져 있었으며, 모두 4명의 주택임대인이 각각 임대차계약을 맺어 입주해 있었다.
보증금 합계는 1억300만원. 모두 대항력을 갖추고 있었다.
근저당권자인 대구은행이 부동산경매신청을 해 2005년 4월 배당이 이루어진 결과 후순위인 A씨는 한푼도 배당을 받지 못했다.
A씨는 이미 계약을 맺고 입주해 있는 여러 임대차관계와 보증금 등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 주지 않아 손해를 입게 되었다며 부동산중개업자와 협회를 상대로 보증금 6700만원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동산중개업소의 중개보조원은) 전세권설정등기만 하면 전세보증금을 회수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설명만 하였을 뿐, 임차인이 많은 이 사건 건물이 경매될 경우 원고가 전세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 여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대항력 있는 임차인의 수와 그 보증금의 합계액에 관한 설명을 하지 않음으로써 구 부동산중개업법 소정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 부동산중개업자는 중개보조원의 업무상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6700만 원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이고, 피고 협회는 공제사업자로서 6700만원중 공제가입 금액인 5000만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도 비교적 고액의 전세보증금을 지급하고 임대차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부동산중개사무소 중개보조원의 설명만을 믿고 계약체결을 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임대인이나 임차인들에게 선순위로 배당받을 수 있는 임차인의 수나 보증금의 액수를 확인하여 자신의 전세보증금의 회수 가능성에 대하여 판단하고 이를 기초로 전세계약의 체결여부를 결정하였어야 할 것"이라며, 이를 게을리 한 채 만연히 중개보조원의 말만을 믿고 섣불리 전세계약을 체결한 과실을 물어 피고측 책임을 60%만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