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법]"저당권 등 등기 내용 전재는 사실행위 불과"
등기 내용 조사해주고 21억 받은 부동산회사 대표 무죄
등기부를 열람, 저당권 등 등기 내용을 파악해 기재하는 부동산에 관한 권리조사보고서 작성행위는 법률사무 취급행위라고 볼 수 없어 비변호사가 이같은 일을 했더라도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법률 관련 업종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변호사가 아니면 금지되는 변호사법 109조 1호의 '법률사무'의 개념을 명확히 한 판결이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장성원 부장판사)는 4월21일 퍼스트 아메리칸 권원보험(주)과 NHN에 돈을 받고 부동산의 권리 내용을 조사해 보고서를 제공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부동산 관련 A사의 최모 대표이사에게 이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고, 법무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2006고합88)
재판부는 먼저 판결문에서 "변호사법 109조 1호에서 비변호사의 사무취급이 금지되는 대상으로 열거하고 있는 '기타 일반의 법률사건'이라 함은 법률상의 권리 · 의무에 관하여 다툼 또는 의문이 있거나, 새로운 권리의무관계의 발생에 관한 사건 일반을 의미하고, '기타 법률사무'라고 함은 법률상의 효과를 발생 · 변경 · 소멸시키는 사항의 처리 및 법률상의 효과를 보전하거나 명확화하는 사항의 처리를 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부동산권리관계 내지 부동산등기부등본에 등재되어 있는 권리관계의 법적효과에 해당하는 권리의 득실 · 변경이나 충돌 여부, 우열관계 등을 분석하는 이른바 권리분석 업무는 변호사법 109조 1호 소정의 법률사무에 해당함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지만, 단지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열람하여 등기부상에 근저당권, 전세권, 임차권, 가압류, 가처분 등이 설정되어 있는지 여부를 확인 · 조사하거나 그 내용을 그대로 보고서 등의 문서에 기재하는 행위는 근저당권, 전세권 등의 법적 효과나 권리 상호간의 우열관계 등에 대한 판단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누구든지 열람이 가능한 등기부의 기재 내용을 기계적으로 옮겨 적는, 일종의 사실행위에 불과하여 이를 변호사법 소정의 법률사무 취급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표로 있는 회사가 작성한 보고서는 모두 부동산등기부등본을 열람한 뒤 독자적인 판단이나 의견을 제시하지 아니한 채 등기부의 내용을 변경없이 그대로 옮겨 적은 것에 불과하고, 이 중 '퍼스트 아메리칸'에 제출된 보고서의 '조건부 가능'이라는 문구는 특별한 의미 없이 모든 보고서에 기재된 문구로서 여기에 어떠한 법률적 의의를 부여하기 어려우며, NHN에 제출된 보고서중 조사결과안정성 란의 '상', '중', '하'라는 문구 또한 사전에 NHN과 협의한 내용에 따라 등기부상의 부담만을 기준으로 하여 기계적으로 등급을 부여한 것일 뿐, 권리관계의 법률적 해석이나 권리간 상호 충돌 여부, 우열관계의 판단에까지 나아간 것으로는 보이지 아니하므로, 이들 보고서의 작성과 관련 권리조사행위는 변호사법 소정의 '법률사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A사가 법무사가 아님에도 2003년 9월1일 법인등기부등본 목적란에 '부동산 등기업무 처리'를 추가하는 내용의 변경등기를 한 혐의와 관련, "법무사법위반죄는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법무사의 업무를 취급하는 뜻의 표시를 기재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라며, "피고인이 실제로 법무사의 업무를 수행할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A사의 사업과 관련하여 법무사의 업무인 등기업무에 관한 표시를 외부에 공시되는 법인등기부에 기재한 이상 책임을 면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최씨는 2004년 6월 변호사 자격이 없는 A사의 명의로 퍼스트 아메리칸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2005년 12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언남동의 한 아파트에 대해 등기부를 열람해 그 내용을 기재한 보고서를 작성해 주고 3만6135원을 받는 등 퍼스트 아메리칸으로부터 2005년 말께까지 모두 5만7188건의 권리조사를 해주고 대가로 20억6600여만원을 받았다.
또 2005년 3월 NHN과도 부동산섹션 제휴에 관한 계약을 맺어 비슷한 내용의 권리조사보고서를 작성해 주고, 2005년 말께까지 3000만여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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